[에필로그]
우연이 아메리칸 크라임이란 영화를 보게 되었다. 제목만 보고 [아메리칸 사이코]란 영화가 생각나서 그냥 비슷한 영화라고 생각하고
볼 생각을 안했었기는 하지만.... 보게 된 계기는 정말 우연잖게 도가니와 같이 검색이 되서 보게 되었다. 사실 난 도가니를 극장가서
보았는데 생각보다 재미 없었다. 도가니를 보고 울분을 금치 못했던 많은 분들에게는 정말 미안한 이야기지만 난 그다지 가슴에
와닿는 장면이 없었다. 마치 억지로 감동을 시키려는 듯한 그런 장면들이 맘에 안들었다. 또는 내 심장은 그정도에 움직이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도가니]이야기를 하려는건 아니다 내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것은 [아메리칸 크라임]이다. 내 생각에는 이영화는 도가니와
비교할 수 없다. 아동학대 이야기라는 것은 비슷하지만 결과과 중요한건 아니다...언제나 과정이 중요하다.
1. 실화야?
실화다. 정확하게 말하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지만 고맙게도 영화 시작에 법정 진술을 토대로 만들었다고 써놨다.
우선 시대적 배경은 1966년이다. 7월~10월달이 이 사건이 일어난 시기이다. 영화에서 자세하게 나오니까 대충 넘어가자.
그럼 우리나의 1966년을 생각해 보자. 이승만이 쫓겨나고 박정희가 정권을 잡았을때이니까 그다니 살기 좋은 시기는 아니었을 것이다.
미국은 2차세계대전(1945)이 끝나고 부를 축척하기 잘은 몰라도 우리나라보다 살기는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투표권을 여성이 먼저
가졌을까? 아니면 흑인이 먼저 가졌을까? 놀랍겠지만 흑인이 먼저 투표권을 인정 받았다.(물론 흑인이 투표권을 행사하다가는 죽음을
면치 못했지만 법적으로만 보면 여성보다 빠르다.) 미국에서 여성이 투표권을 확보한것은 100년도 안됐다.
왜 영화이야기하면서 이런 쓸데없는 말을 하느냐 궁금할 것이다. 이영화가 실화라서 시대적 배경을 어느정도 인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이 투표권은 그 시대를 알수있는척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글을 쓰는것이니 끝까지 읽어보라. 나름 재미있을......까...?
지금의 우리나라는 누구나 투표권이 있기에 별로 대단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역사책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 투표권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그러니까 투표해라. 피로 얼룩진 투표권이다.)
다시 영화 이야기를 하자면 1966년 이니까 여성은 법적으로 어느정도 인권을 보장받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남녀차별은 매우 심각하여
제대로된 공부와 직장은 구하지도 못하겠지만...(우리나라 70년대 생각해 봐라. 여자들은 교육도 사치였다.)그래서 영화에서 나오는
커트루드(거티)는 많은 자녀를 키우는 엄마이다. 자식은 6명이나 있고 제대로된 직업도 없다. 아빠는 영화에서 보이지도 않는다.
지금 이현실에서도 저런 상황이라면 암울한대 1960년이다...얼마나 피곤할지 생각 안해봐도 알 수 있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실비아 자매를
맡는 조건으로 주에 20달러를 받는다. 20달러를 대충 지금의 시가로 보면 내 생각에는 20만원 쯤 되는 것같다.(정확하진 않다. 자료가 부족..)
중요한건 내 생각에는 주에 그정도 돈이면 적은돈은 아니라는 뜻이다.
2. 거티는 왜 그랬을까?
처음의 학대는 실비아의 부모에게서 돈이 안 왔다고 하여 실비아 자매에게 체벌을 한다. 물론 돈은 제대로 왔지만 왠일인지 거티는 거짓말을
하고 실비아 자매를 체벌한다. 처음은 언제나 그랬든 가볍다.(지금의 눈으로 보면 심한 체벌이지만 시대는 60년대임을 잊지말자.)
그후에 폴라(큰딸)가 엄마(거티)에게 실비아의 험담을 거짓으로 한다. 거티는 사실확인을 안하고 두번째 체벌...아니 이제부터는 학대를
한다.(담배불로 지지는 것을 체벌이라 말할 수는 없다.)더욱 충격적인 것은 모든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학대를 한다. 실비아의 동생인 제니는
그저 무서워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거티의 심리상태는 매우 불안하게 영화 속에서 묘사 된다. 집안의 남자를 들이면 유혹한다.
딸의 또래인 남자들까지 유혹한다. 매일매일 외롭고 피곤한 상태로 살아간다. 쉽게 말하면 삶의 낙이 없어 보인다.
여기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 있는데 바로 폴라(큰딸)이 임신한 사실이다. 거티는 그사실을 매우 부정한다. 폴라가 스스로 도움을 청하는데도
불구하고 거티는 그 사실에 대해서 거부감을 가진다. 그리고 모든 일이 실비아 때문이라고 믿는다. 내가 보기엔 극심한 불안감에 의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실비아를 학대하는 것으로 뿐이 안보이지만.....어쨌든 거티는 폴라가 자기처럼 되는 것을 매우 두려워했다.
실비아가 폴라가 임신했다는 소문을 퍼뜨린다고 믿는 거티는 본격적으로 실비아를 학대한다. (성적학대를 처음으로 시작한다.)
거티는 이렇게 생각한다.
폴라가 그렇게 된 것은 모두 실비아 때문이다. 그러므로 벌을 주어야 한다.
3. 그럼 아이들은 왜 그래?
실비아자매를 빼고 거티는 6명의 남매들이 있다. 폴라가 실비아를 모함하기는 했지만 그나이때는 그럴 수 있다. 거티의 행동은
잘못된 행동이지만 그당시 지적 수준과 사회적배경을 생각하면 거티 역시 체벌 정도는 할 수 있다.(학대가 아니라 체벌까지만..)
문제는 거티의 학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때 부터이다. 특이 아들인 [조니]는 매우 어려 보인다. 잘해야 9~10살정도 되보인다.
그러나 조니는 영화 중간중간에 성격적 장애가 보인다. 개에게 밥을 가지고 장난치는 장면이 나오고 인형의 눈을 띠고 총을 누나들에게
겨누고 쏘는 장면이 나온다.
실비아를 지하실에 가두는 그 시점부터 이 아이들은 방관자에서 가해자로 돌변한다. 그 아이들의 친구까지 가해자가 되어 버린다.
조니는 스스럼없이 담배불로 실비아를 지진다. 누나의 남자친구는 머뭇 거리는데 가장 어린 조니가 먼저 담배불로 지지는 것이다.
그 행동으로 인해 누나들과 남자친구들이 모두 죄책감없이 실비아를 학대한다. 거티는 학대 장면을 보고도 그냥 지냥친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아니 아무도 없는 공간인 것처럼.....
아이들은 거티의 행동을 보고 배운것이다. 이런일을 해도 괜찮다는 것을 엄마(어른)를 보고 배운 것이다. 실비아는 벌을 받아야 하고
엄마(거티)에게 허락을 받았다. 죄책감은 무뎌진다. 잘못됐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 집에서는 아무도 없다. 실비아는 더이상 그집에서
인간이 아니었다. 아이들의 하나의 장난감이 되어 버린다.
후에 재판과정에서 검사가 아이들을 증언대에 세우고 모든 아이들에게 묻는다.
"왜 그랬습니까?"
아이들은 모두 한결같은 대답을 한다.
"모르겠어요"
나는 아이들의 저말은 진실이라고 믿는다. 아이들도 실비아를 학대하는 이유도 모르고 학대를 한다. 하나의 일과인 것처럼.....
가장 무서운 부분이다. 인간은 폭력에 노출되면 점점 의미를 잃어간다. 히틀러의 유태인 학살이 그런 종류고 권력에 의한 폭력 또한
마찬가지이다. 인간은 누군가가 책임을 지면 무감각하게 폭력을 행사한다. 처음엔 어려워도 점점 익숙해진다.
죄수와 간수를 나누어 실험하는 것이 있는데 권력을 가진 간수들은 무섭게 돌변했고 죄수들은 살기위해 비굴해 졌다는 모의실험은
결국 중간에 중단되었다.
폭력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순수할수록 전염성은 강해진다. 아이들이 잔인하게 작은 곤충을 죽일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순수하기 떄문
이라고 생각한다.
[프롤로그]
내가 이 영화를 보고 한가지의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만약 복지가 잘되서 거티에게 일정 수준이상의 혜택을 주었다면 거티가 그런 불안감을 가졌을까?
거티가 실비아를 확대 햇을까?
거티의 아이들이 실비아를 학대 했을까?
나의 결론은 어느정도의 복지혜택을 주더라도 결국 거티는 실비아를 학대 하였을 것이다. 내가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거티의 문제는
경제적인 문제보다 심리적인 문제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경제적 문제가 심리적인 문제로 발전했을 수 있지만 어느정도의 경제력을
갖더라도 우울증이 오는 것을 보면 심리적인 문제는 타인과의 관계에 더 비중이 크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와 대화하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거티에게 필요한건 차가운 돈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물질만능주의가 퍼져 있다. 돈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돈때문에 이혼하고 돈때문에 가족과 멀어진다.
이 영화의 실제사건은 1966년이다. 2012년인 지금 우리나라에서 이런 사건이 없으리라고는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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