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본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기타노 타케시'의 자토이치, 아웃레이지등을 재미있게 보았으며 TV 히어로에 나왔던 '마츠다카코'의 고백(Confessions)을 보았다. 재미라는 요소는 없을지 몰라도 연출이 특이하거나 잔잔하면서 사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요소는 충분하다고 믿는다.(물론 일본영화 대부분은 별 의미없는 영화라고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일본 영화보다 애니메이션을 더 좋아한다.)
우연히 일본법정물을 알게되어 보게 된 영화...바로 "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어"이다. 이영화는 헐리우드의 법정물과는 좀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그러나 우리가(일반적으로 남자들)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부분이 이영화의 특징이다.
1. 잠정적 동기
주인공..그러니까 피의자로 나오는 '가네코 텟페이'는 혼잡한 출근시간에 전철을 타게 된다. 직장에 다니는 것도 아니고 직장을 얻기위해 면접을 보러 가는 중이었다.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의 대중교통이 흔이 그러듯 매우 혼잡한 상황에서 '텟페이'는 어느 여중생에 의해 치한으로 인하여 현행범으로 체포된다. 영화는 동 시간에 진짜 치한(성추행범)인 어느 중년남성을 보여주는데 그 남성은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가벼운
벌금형을 받고 곧 경찰서를 나오게 되지만 '텟페이'는 자신이 왜 잡혀온것지도 모르는 어리둥절한 상황에서 끝까지 부정하게 되며 결국 검찰에 기소를 당하게 된다. 그는 아니 모든 남성은 여성을 성추행 할 수 있는 잠정적 동기를 가진 범죄자인것이다.(이말은 검찰이 아닌 '텟페이'의
변호사(여성)의 대사를 인용한 것이다.)
2. 텟페이는 원죄인가?
영화에서는 직접적으로 텟페이의 원죄를 말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여러가지 정황을 보여주며 관객에게 배심원의 역활을 맡기는 듯하다.
그리고 영화중 재판관이 바뀌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권력층의 부패를 보여주는 장면이라 하겠다. 처음 재판관의 경우 짧은 인터뷰 과정에서
"자신의 무죄 판결을 후회한적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길 "한번도 없다. 나는 나의 재판에서 유죄와 무죄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무죄의 가능성을 찾을 뿐이고 약간의 가능성을 보여주면 언제든지 무죄라고 생각한다."라고 답변한다.(사실 대사가 잘 기억나지 않아서 의역을 좀 했다.)후에 이 재판관은 상고에서 유죄로 번복당함 으로써 일종의 좌천된다.
헌법에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법정에서 유죄를 확정하기 전까지는 무죄라는 것을 확고히 하는 부분이지만 검찰과 공판은
그렇지가 않다. 더욱 심한것은 용의자신분인 자를 언론에서는 미리 유죄로 확정해 버리기까지 한다. 이래저래 돌려 말했지만 결론은 이거다.
검찰과 재판관은 한편이다. 기소상태에서 무죄를 선고하는것은 이단적인 행동으로 그들 세계에서는 배신이나 마찬가지 인 것이다.
텟페이는 원죄인가? 나의 결론은 이렇다. 실제로 텟페이가 여중생을 추행했을 수도 있는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텟페이가 하지 않았을 가능성 또한 인정해야 한다. 즉 검찰에서 완벽하게 증명하지 못하는 한 텟페이는 무죄이다.
3.남성은 정말 잠재적 범죄자인가?
나는 이영화를 보면서 불연듯 생각한 것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의 "아동청소년보호법"(이하 아청법)이다. 관심없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아청법은 일명 야동이라 부르는 영상물에 미성년자를의식할 수 있는(예를 들면 교복)행위가 있으면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법의 취지는 아동과 미성년자들을 성범죄로 부터 보호한다는 취지인데.....사실 좀 현실성이 떨어진다.
다시 말하면 소수성애자나 미성년자 성폭행범이 야동을 보고 모방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방지하는 것으로 이해 될 수 있는데 이는 맞지 않는 방법이다. 강간이나 성폭행범의 재발을 막기 위해 물리적 거세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 라고 생각한다. 의학적으로 강간이나 소아성애자는 정신병에 가깝다. 물리적인 통제를 행한다고 하여 그들의 정신적 욕망을 막을 수는 없다. 또한 관심있는분은 알겠지만 "야동"이란 단어는 한국어 사전에는 정식으로 인정 받지 못하는 단어이다. 즉,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고, 또한 그것을 보더라도 우리의 법체계는 그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외국(유럽과 미국등)은 과연 포르노의 장점이 많아서 인정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들의 시민의식이 매우 높아 포르노의 모방범죄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 미안하지만 그들 역시 포르노가 정서상 안좋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그런데 왜 허용하는 것일까?
그들이 허용하는 이유는 그들의 자유의식에 있다. 한국에서는 외설이라고 부르는 모든것이 검찰에 의해 통제를 받게 되면 일반적으로 술자리에서의 안주거리가 되지만 그들(외국)의 경우에는 개인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 했다고 적극적으로 저항하게 된다. 그렇다. 그들이 포르노를 인정하는 이유는 바로 "표현의 자유"란 보편적인 인권에 대한 인정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출퇴근시간에 지옥철이라 불리는 2호선(한때~)을 이용한다. 정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아마 당해본 직장인들은 알 것이다. 내앞에 여자가 있는지 남자가 있는지 관심조차 없다. 빨리 목적역에 도착해서 이 지옥을 탈출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모든 여성들이 남성에 대해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지 않음을 믿고있다.(혹은 믿고 싶다.) 남성들 또한 지옥철에서 옆사람의 짙은 향수때문에 머리를 돌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여성의 신체가 남성의 몸에 닿아(어느쪽이 먼저 닿은것인지 불분명 하지만...)기분이 나쁠수도 있다. 혹은 여자의 힐에 밟힐수도 있다. 머리긴 여성의 머리카락이 얼굴에 스쳐 기분이 상할 수도 있다. 너무 남성편향적인 관점이라 생각하는가? 여성편향적 관점은 법률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여기서는 남성편향적이라 욕하지 말길 바란다.
나는 여성이 사회적 약자라 생각하지 않는다. 10년이상 여성부가 존재하는 몇 안되는 나라중 한곳이 바로 한국이다. 그 오랜 시간동안 여성의
지위가 낮은 것은 여성부의 직무태만이며 여성들 본인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그러나 여성이 생물학적 약자임은 인정한다. 이건 유전적인 요인으로 몇몇을 제외하고는 자연법적인 것으로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의 자유의지에 반하는 강감이나 성추행, 성폭행이 외부압력에 의한 폭력임을 인정하는 것이지(법률로도 상당부분 여성의 진술을 인정하는 추세이다.)일어나지도 않는 범죄에 대해서 애초부터 남성을 범죄자로 인식하는 자체는 여성들의 피해의식이라 생각한다.
여성들이여 자신의 권리를 당당히 주장하고 싶은가?
자신이 먹는 음식값을 당당하게 계산해라.
자신이 가지고 싶은 물건을 자신의 돈으로 사라.
회사에서 여자에게 주는 암묵적인 특권을 당당하게 거부해라.
사회적, 경제적으로 남자와 동등하게 생각하고 움직여라.
자신들이 여성이 아닌 하나의 인간으로 존엄성을 찾을때 여성들의 권리와 권한은 한층 강화 될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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