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의 여름은 덥다.
저번 주에는 비가 이틀 내내 왔다. 세상이 씻겨지는 것 같아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필자는 비 오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이번 주는 폭염이었다. 저번 주에는 시원한 빗줄기가 내 몸을 적혔지만 이번 주에는 땀이 내 몸을 적혔다.
우연히 인터넷 검색 중 물총이란 검색어가 상위권에 있는 것을 보았고 호기심에 클릭했다.
신촌에서 7월 9일~10일 물총축제를 한다는 정보였다. 그렇다 내 몸을 적혀줄 무언가가 필요한 때이다.
10일(일요일)에 신촌을 가보기로 마음을 굳게 다짐하였다.
2. 신촌에 입성하다.
멀고 먼 길을 따라 신촌에 왔다. 얼마 만에 오는 신촌이더냐...
여하튼 신촌역 3번 출구로 나와 걷다 보면 해적선을 볼 수 있다.(원피스가 생각난다. 고무고무~)
도착하니 11시가 좀 넘었다. 본격적인 축제 시작 전이라 아직 한산하다.
2호선 신촌역 3번 출구로 나오면 축제 거리에 도착할 수 있다.
물에 젖기 위해 준비가 필요하다. 행사장에서 준비물을 구매할 수 있다.
얼리버드(사전예약 구매)를 이용하면 이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대량살상 무기'가 생각 외로 비싸다.
그러나 걱정 하지 마시라~
신촌역 1번 출구에 '다이소'가 있다.
저렴하게 필요한 물품을 구비할 수 있다.
축제를 즐기기 위한 별도의 티켓은 없다.
'물총'이 티켓이다.
본격적인 축제는 13:00에 시작하지만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살수를 한다.
'
물총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목적이 달라진다.
(씌발 놈들아~ 보고 있냐? 닭을 위해서 쏘지 말란 말이다.!!)
물줄기가 도로 위로 내린다. 필자는 전투복(?)이 아닌지라
물을 피해야 한다.^^
비에 젖는 것이 두려워 세느강에 빠진다는 어느 시인이
부러워진다.
서서히 1시가 되어간다. 해적들이 해적선으로 집결한다.
마침내 해적들의 퍼포먼스가 시작되었다.
시선을 끄는 군무로 한껏 흥을 끌어올린다.
북소리로 우리의 마음을 울리고,
모두가 기대하던 음악과 해적들의 물대포가 더워진 공간 위로 쏘아진다.
더 이상 물에 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미 세느강에 빠졌기 때문이다.
총알을 장전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군데군데 사람들이 모여 있다면 그것은 '총알 장전소'이다.
외국인도 많이 보인다. 백형, 중국인, 흑형....
축제란 '인종과 언어'가 문제 되지 않는다.
해적들의 분소에서 물대포가....
해적들의 수가 적어 불리할 것 같지만 물대포의 화력은 무시할 수가 없다.
위의 장소가 해적선이 있는 메인장소인데 물총축제 거리는
약 500 M 정도 된다.
완전군장 한 군인 청년도 보인다. 일당백의 공격에도 꿋꿋이 전투에 임하고 있다.
다구리를 당하기도 하고~
다구리를 하기도 한다....ㅋ
가지각색의 모습으로 축제를 즐긴다.
그중의 최고는 비키니로 즐기는 어느 여성분...^^
(아쉽겠지만 사진은 없다.)
3. 에필로그
축제와 집회는 모이는 성격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과 그에 따르는 역동성.
시위가 시민들의 불편을 준다며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과 축제가 불편함을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법이 정한
규칙을 따르라고 말한다.
이 얼마나 우스운 소리란 말인가.
헌법을 통제하는 집시법과 도로교통법을 지키며 하는 시위는 우리나라가 '독재국가'라고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 아니다.
대의 민주주의라 하더라도 직접 의견을 요구할 수 있는 집회, 결사, 시위를 철저하게 보장해야 한다.
시민들의 불편은 어떡하냐고?
민주주의 시민이라면, 직접적으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묵시적으로 용인해야 한다.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더라도 사회 전체에 편익이 발생한다면 연대하여야 한다.
수평 폭력을 조장하는 것은 권력층과 기득권이기 때문이다.
축제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주변 상가와 지나가는 시민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상가의 경우는 꼭 피해라고 볼 수 없다.
필자가 보기에는 유리창에 물총이 묻을 뿐이고, 충분히 매출로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인도로 걸어가면 정조준해서 물총을 발사하지 않는다. 빗나가서 맞는 시민들도 분명 있겠지만, 여름이니 금방 마를 것이다.
(필자의 경험상 차도가 아닌 인도로 걸어가면 물총을 맞을 일은 정말 드물다.)
'헬조선'이라 한다. 무엇하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세대가 지금의 20대!! 청춘들이다.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나약한 개인으로서 그들의 '놀이'을 위축시키지 말자.
그들의 '공간'을 빼앗지 말자! (그래야 나 같은 중년도 같이 놀 수 있다.^^)
영화 '스물'의 중국집에서 조폭들과 난투극 전에 대사가 우리 사회의 청년세대가 하고 싶은 말이라 생각한다.
"아가리 좀 닥쳐라!! 씨발~~~"
"좀 놔두라고~~ 여기 좀 있게 좀 놔두라고!!! 으악~~~"
PS. 모자와 선크림을 안 가져가서 팔과 얼굴이 화끈거린다.
내년에 물총축제에 참가할 예정인데 반드시 모자와 썬크림을 챙겨야 겠다.
그리고 삼선 슬리퍼를 다이소에서 구매해서 신었는데,
엄지발가락에 찰과상을 입어서 매우 쓰라린다....ㅠ.ㅠ 약지에도 열상를 입었는데 119대원이 잘 치료해 주었다.
대한민국의 119대원 모두에게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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